소비자 단말기 할부 연체되면 SGI로 채권 이관
개인정보는 개통시 즉각 이전..."신용도 심사때문"
3사 모두 SGI에 보험 들지만 수수료 설명은 달라
업계 관계자, "수수료가 보험료 100%는 아닐 것"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으면서 목돈을 쥐고 있지 않은 소비자는 통신사의 단말기 할부 정책을 이용하는 것이 필수에 가깝게 됐다. 자급제로 해도 카드사 할부 수수료율이 최대 19.9%까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할부인 만큼 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통신대금의 '할부 수수료' 항목에 대한 통신 3사의 설명을 들어봤다.
KT와 LG유플러스는 '보험수수료'라는 설명에 가깝다.
KT의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신청서에는 "분활상환 선택 시 분할상환 단말매매 대금 채권의 양도 및 그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라고 돼 있다.
채권은 돈을 빌렸다는 증서다. 분할상환 단말매매 대금 채권은 소비자가 단말기 할부비용을 빚지고 있다는 증서다.
단말기 대금 채권을 '양도'하게 된다면 '수수료'가 발생하고, 이에 관해 소비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 KT의 가입신청서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단말기 대금 채권이 양도되는 경우는 소비자가 단말기 대금을 갚지 않았을 때다. 단말기 대금이 체납되면 통신사는 단말기 채권을 보증보험사로 옮긴다. 보험을 들어놓은 덕택이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통신사는 소비자가 단말기 대금을 다 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SGI서울보증의 보험에 가입한다. 혹시라도 소비자가 단말기 대금을 연체하면 SGI서울보증은 통신사에 보험금을 지급하고, 이후 SGI서울보증이 소비자로부터 단말기 대금을 받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단말기 할부대금 수수료에 대해 비슷한 설명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의 가입신청서에는 "단말기 할부 구매 시 LG유플러스가 할부금 채권 보전을 위해 서울보증보험과 할부신용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할부수수료가 청구되는 것에 동의하며, 미동의 시 또는 보험사의 계약 체결 거부 시 단말기 할부 구매가 불가능합니다"고 돼 있다.
SGI서울보증과의 할부신용보험계약때문에 할부수수료가 청구된다는 것이다.
통신사가 이러한 SGI서울보증의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통신사는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개통과 동시에 SGI서울보증으로 이전시킨다.
대금 체납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개통 시점에 개인정보가 보험사로 이전되는 이유는 신용도 심사 때문이다.
SGI서울보증은 신청자의 신용도를 고려해 가능한 단말기 할부 대금을 정한다. 보통 정상 신용이라면 한 명당 600만원 정도 금액이 허락된다.
이때 이전되는 정보는 이름, 주소,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등이다.
이같은 보험은 누구 주도로 만들어졌냐는 질문에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통신사와 SGI서울보증이 함께 만들었다. 통신사가 통신사의 손해를 보상받기 위해 가입한다는 것이 골자"라고 답했다.
통신사가 SGI서울보증에 내는 보험수수료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통신사가 내는 보험수수료에 대해서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통신사 관계자는 "SGI서울보증에 내는 보험료가 100% 소비자의 할부수수료로 전가됐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할부수수료에 대한 SK텔레콤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금융비용'이라는 것이다.
SK텔레콤도 SGI서울보증의 보험에 가입하지만, 가입신청서에는 "분할상환수수료는 고객이 분할상환을 신청함에 따라 소요되는 금융비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돼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말기 금액을 선지급하는 셈이다. 거기에 발생되는 이자 개념"이라고 말했다.
금융비용은 일반적으로 금융업을 하는 회사가 빚에 대해서 받는 이자를 가리킨다.
금융업을 영위하는 것이 아닌데도 소비자에게 금융비용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SK텔레콤 관계자는 "법무 검토가 완료된 표현이다"고 답했다.
통신사가 사업 과정에서 약간의 금융 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오래 사업을 해 온 A씨는 "게임회사도 소비자들이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할 때 낸 현금을 활용해 금융 소득을 내곤 한다. 사기업이 자신이 가진 재산을 활용해 약간의 금융활동을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