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GM 토요타보다 현대·기아 사정 낫지만... 우리도 풍전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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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GM 토요타보다 현대·기아 사정 낫지만... 우리도 풍전등화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5.03.05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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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하기로 예고한 중국, 멕시코,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25% 신규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유럽에서도 관세 부과를 재고해달라 강력히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 정책이 강행된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하는 TOP4 기업인 토요타, GM, 폭스바겐, 포드 모두 멕시코와 캐나다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토요타는 대미 수출분 중 10%를 멕시코에서 생산하며,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두개의 공장에서 렉서스 SUV와 토요타 RAV4를 생산한다. 특히 RAV4는 작년 미국 판매 1위를 기록한 토요타의 대표 모델이다.

GM은 특히 멕시코 공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GM은 멕시코에서 연간 약 84만 2,000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며, 그중 8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 오샤와(Oshawa) 공장에서는 스테디셀러인 쉐보레 실버라도 픽업 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미국 수출 물량 중 50%를 멕시코에서 생산하며, 포드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합쳐 25%의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혼다, 스텔란티스, 닛산 등 주요 완성차 업체가 대미 수출물량 중 40% 이상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굵직한 완성차 업체들이 매출에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미국 소비자들까지 차량 및 부품 가격 상승의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피해 적은 현대•기아, 하지만 對한국 관세 가능성도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비해 현대와 기아는 상대적으로 관세 직격탄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대미수출 물량 중 캐나다, 멕시코 양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이 거의 없다. 기아의 경우 K4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작년 기준 15만 1000대를 수출해 타사 대비 비중이 적다. 

이에따라 현대와 기아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주요 경쟁사의 캐나다•멕시코산 차량 가격이 높아지면 그만큼 현대와 기아에게 가격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에 변수가 많은 만큼 언제 한국에 기습적으로 관세를 부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수입품에 대해 국가 불문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4월 2일에 구체적인 정책과 시행일자가 나올 예정이라 국내 업계 모두 숨죽여 트럼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계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약 4조3,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관세율이 25%로 인상된다면, 그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국내 제조업을 떠받드는 핵심 산업이다. 울산, 대구, 부천, 광주 등의 지역경제가 자동차 제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한국이 관세를 피해갈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트럼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 견제'라는 카드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가 바로 옆나라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를 거침없이 부과하면서도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이유다"라며 "한국이 계속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중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트럼프 본인에게도 정치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점을 낮은 자세로, 하지만 강력히 어필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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