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는 망하는데 국내는 호황?... 무한리필 음식점, 고물가 시대에 엇갈리는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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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는 망하는데 국내는 호황?... 무한리필 음식점, 고물가 시대에 엇갈리는 희비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5.27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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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무한리필 美'레드랍스터', 파산보호 신청
국내 애슐리·빕스는 전성기 되찾아
가격 정책이 흥망 가른 요인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미국의 새우 무한리필 레스토랑이 경영 어려움으로 파산 신청을 했다. 반면 국내 무한리필·뷔페형 매장은 몰려드는 고객에 다시 전성기를 찾은 모습이다.

두 상반된 사례의 원인은 모두 '고물가'에 있다. 고물가로 인한 비용 급등으로 경영난이 심각해져 운영을 중단하고, 고물가로 외식 물가가 고공 행진하자 소비자들이 뷔페를 다시 찾은 것이다.

다만, 같은 고물가라는 원인에 무한리필 레스토랑의 흥망이 갈리자 일각에서는 그 세부적인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레드랍스터가 고물가로 인한 비용 급등과 무한리필 메뉴 가격 정책 실패로 인해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레드랍스터 인스타그램 캡쳐]
레드랍스터가 고물가로 인한 비용 급등과 무한리필 메뉴 가격 정책 실패로 인해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레드랍스터 인스타그램 캡쳐]

2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최대 해산물 외식업체 '레드랍스터’가 경영난으로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레드랍스터는 플로리다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랍스터는 현재 미국에 551개, 캐나다에 27개의 점포 등 전 세계 700개에 달하는 점포를 운영 중인데, 손실이 큰 점포는 폐쇄를 진행하고 나머지는 영업을 이어가며 인수자를 물색할 예정이다. 실제로 레드랍스터는 지난 13일 경영이 어려운 93개 매장에 대해 폐쇄 결정을 내렸다.

레드랍스터는 계속된 고물가 상황으로 인한 비용의 급등과 금리 상승에 더불어, 팬데믹 이후 고객을 확보하고자 추진한 '새우 무한리필' 전략이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레드랍스터는 지난해 6월 20달러에 새우가 무한리필로 제공되는 메뉴를 월요일 한정 판매에서 상시 판매로 확장 전환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하며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 3분기 동안 무려 1100만 달러(한화 약 144억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본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한동안 인기가 저조하던 무한리필 음식점이 다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외식 물가 급등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가 운영 중인 '애슐리퀸즈'의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92% 상승했으며,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의 지난 1일부터 8일까지의 매출 또한 전월대비 약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슐리 관계자는 27일 <녹색경제신문>에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며 외식비가 너무 비싸져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이용할 수 있는 뷔페가 인기"라며 "일반적인 외식의 경우 식사비에 디저트나 커피값까지 더하면 가격 부담이 높은데, 애슐리는 평일 점심의 경우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커피까지 1만원대에 제공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같은 고물가 상황에 미국의 '레드랍스터'와 국내 무한리필 음식점에 상반된 결과가 뒤따른 것에는 매장의 가격 정책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레드랍스터를 방문하는 고객 중 무한리필 메뉴를 선택하는 고객의 비율이 예상치보다 훨씬 많았고, 가격이 너무 저렴해 재정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20달러의 비용이라면 소비자 1명이 회사 이윤 분기점을 넘어서는 양을 먹을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레드랍스터는 이후 회사의 계산 착오를 인정하고, 해당 무한리필 메뉴의 가격을 22달러, 25달러로 두 차례 인상했지만 손실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국내 무한리필 외식 브랜드는 더 많은 소비자가 방문할수록 이윤이 남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무한리필 외식 브랜드 관계자는 27일 <녹색경제신문>에 "뷔페의 경우 발생하는 고정비용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비해 고객들이 많이 방문하면 할수록 이윤이 남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레드랍스터의 파산에는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고객들이 SNS를 통해 레드랍스터에 방문해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양의 새우를 먹을 수 있는지 경쟁을 벌이는 챌린지가 유행한 것이다. 

이 외에 미국 내에서 해산물이 닭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비싸다는 점도 레스랍스터에 악재로 작용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며 앞으로도 무한리필 외식 브랜드가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브랜드는 멤버쉽 강화, 시즌 메뉴 출시 등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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