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접히는 ‘메타버스’ 사업… 회생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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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접히는 ‘메타버스’ 사업… 회생 가능성 ‘희박’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4.07.0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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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서울' 10월 서비스 종료... 지자체 메타버스 줄줄이 실패
IT 기업發 메타버스도 비슷한 상황... 컴투스·넷마블 등 관련 법인 축소
[이미지=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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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새로운 '디지털 먹거리'로 평가받던 메타버스 사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자제 및 정부부처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빚어낸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2월에 제정한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에 따른 법정계획인 ‘제1차 가상융합산업 진흥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착수 회의를 열고 최근 메타버스 산업 동향을 살펴보고 기본계획 수립 추진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전 산업의 메타버스 전환을 가속화하고 생성형 인공지능·디지털트윈·블록체인·공간컴퓨팅 등 연관 기술과의 융합 서비스를 확산해 미래 메타버스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메타버스는 이제 막 시장이 태동하는 단계로 지금이 민관이 힘을 모아 메타버스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적기”라며 “메타버스가 우리 일상과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영향력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욱 커지고 광범위해질 것이 분명한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메타버스 산업 발전에 지속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기정통부에서 그리고 있는 ‘장밋빛 미래’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커 보인다. 지금까지 여러 지자체에서 일상생활과 메타버스와의 접목을 꾀해 왔으나, 이 중 일상에 자리 잡은 플랫폼은 없다시피 하다. 

메타버스 서울. [이미지=서울특별시]
메타버스 서울. [이미지=서울특별시]

다가오는 10월 16일에는 ‘메타버스 서울’이 문을 닫는다. 서울시는 세계 최초의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인 ‘메타버스 서울’을 통해 행정·상담 서비스 및 동대문디자인플라자·시민안전체험관 등과 같은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메타버스 서울의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까지 약 5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용률이 너무 낮았다. 해당 서비스가 시작된 작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메타버스 서울’의 일간 평균 이용자 수는 약 600명이었다. ‘메타버스 서울’은 최대 3000명의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다른 곳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지난 해 12월 한 달 동안 청주시에서 운영중인 ‘수암골 메타버스’의 접속자 수는 1601명에 불과하다. 이외 같은 기 간동안 진주시 ‘진주성 메타버스’, 대구시 ‘대구남구맛집 메타버스’와 같은 플랫폼의 이용자 수는 각각 31명, 26명에 불과했다. 

이 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해온 ‘K-스타버스’ 구축도 중단됐다. ‘K-스타버스’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공공기관 등이 투자유치 및 지원사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다만 올해 예산을 배정받지 못하면서 관련 사업이 사실상 접힌 상태다. 

기업 쪽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관련 사업으로 발을 넓히려고 했던 IT 회사들의 시도들이 대부분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 1월 넷마블에프앤씨는 자회사 메타버스월드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면서 메타버스 사업의 몸집을 줄였다. 컴투스의 ‘올-인원’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는 올 3월부터 서비스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또한 카카오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담당하던 증손회사 컬러버스 역시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대로 된 ‘콘텐츠’의 부재가 이러한 패착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례로 메타버스 플랫폼 성격을 띄고 있는 ‘포트나이트’, ‘로블록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로블록스’의 작년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6840만명이었다. 이들은 플랫폼 내에서 이용자들이 스스로 ‘놀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다. 

오버데어. [이미지=오버데어 공식 유튜브 채널]
오버데어. [이미지=오버데어 공식 유튜브 채널]

이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는 크래프톤의 ‘오버데어’가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버데어’는 이용자가 액션 RPG, 스포츠 게임, 슈터 게임 등 다양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의 UGC 플랫폼이다. 생성형 AI와 언리얼 5 엔진을 채택해 이용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게임 제작 외에도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채팅 등 다양한 소셜 활동도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지난 6월 19일까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총 5개국을 대상으로 ‘오버데어’의 알파 테스트를 진행했다. 

박형철 오버데어 대표는 “이번 알파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들과 콘텐츠 제작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오버데어를 즐기고 오버데어 스튜디오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지 가설들을 검증하고자 한다”며 “이용자들의 창의적인 잠재력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하고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오버데어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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