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버킨백이 뭐길래...‘히스토리’ 쌓기 위해 머리싸움 셀러에 ‘굽신’도 마다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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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버킨백이 뭐길래...‘히스토리’ 쌓기 위해 머리싸움 셀러에 ‘굽신’도 마다않아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4.09.19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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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버킨백 인기 뜨거워...구매 직후 재판매 수익도 상당
소비자들, 버킨백 구매 위해 '히스토리' 적립 열 올려
셀러가 '갑' 위치 놓이기도...유튜버들, 구매 '꿀팁' 전략 공유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가방 한 개 당 가격이 약 1500만원에 달하고, 프리미엄까지 붙으면 수 억원까지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백의 인기가 뜨겁다.

구매 직후 판매하더라도 정가의 약 두 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 이른 바 ‘사려고 해도 못사는 백’이 됐다.

이에 소비자들에게 버킨백을 물어다 주는 셀러들이 ‘갑’이 됐다. 버킨백의 구매 조건인 ‘히스토리(구매 내역)’를 쌓기 위한 각종 꿀팁들도 암암리에 전해지고 있다.

명품 쇼핑 플랫폼 '파페치(Farfetch)'에서 판매 중인 에르메스 버킨 핸드백. [사진=파페치 캡처]
명품 쇼핑 플랫폼 '파페치(Farfetch)'에서 판매 중인 에르메스 버킨 핸드백. [사진=파페치 캡처]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에르메스 버킨백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

에르메스는 명품 중에서도 명품으로 꼽힌다. 실제로 에르메스는 자사 제품의 희소가치를 높이기 위해 재고는 가감 없이 불태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버킨백의 수요는 계속해서 높아지는데, 공급이 제한되자 가격 역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가방 한 점에 중고차 가격은 옛말일 뿐, 일부 인기 제품들은 이제 신형 외제차 가격까지도 뛰어넘는다.

그래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는 식지 않고 있다. 명품 러버(애호가)들은 버킨백을 구매하기 위해선 ‘히스토리(과거 구매 내역)’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에르메스에서 적립한 구매 내역이 클수록 버킨백과의 거리는 좁혀진다는 것이다.

다만 셀러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버킨백을 향한 중요한 관문이다. 에르메스는 버킨백 구매가 가능한 ‘히스토리’ 기준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최근 유명 유튜버가 한 채널에 등장해 “한 매장에서 3000만원 정도 쓰면 백 1개 정도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해당 영상에서 해당 부분만 편집됐다.

기준이 공개되지 않으니, 셀러들의 입김이 더욱 강해진다. 특히 소비자와 판매자의 관계가 역전된 듯한 보이지 않는 상하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소비자 A씨는 19일 <녹색경제신문>에 “에르메스 셀러들이 완전히 콧대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며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선 셀러 생일 때 맞춰 선물도 줘야 하고, 각종 기프티콘을 수시로 보내면서까지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버킨백 구매를 위한 ‘꿀팁’들도 공유되고 있다. 약 1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튜버는 ‘에르메스 버킨백 사는 가장 빠른 방법’이란 영상 속에서 “셀러들이 구매 실적을 채우기 위해 판매를 유도하는 승마 관련 제품들을 구매하면 간혹 버킨백의 구매 기회를 주기도 한다”며 “이를 되팔면 오히려 돈을 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에르메스를 둘러싼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명품 가방의 원가가 공개되면서, ‘명품 산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높아지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약 3200만원의 버킨백의 원가는 140만원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동물보호단체에선 에르메스가 잔혹하게 악어를 도살해 버킨백을 만들고 있다며, 악어 농장 경영을 멈추라는 촉구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패션업계 관계자는 19일 <녹색경제신문>에 “명품은 본래 일부 소수만을 위한 취미이나 최근 들어 집단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명품을 선호하는 집단에선 더욱 값이 비싼 브랜드로 수요가 쏠리면서 프리미엄가도 더욱 비싸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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