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 임기 연말에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우리·NH농협은행장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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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장 임기 연말에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우리·NH농협은행장의 운명은?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8.09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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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NH농협은행장, 연말에 임기 만료
두 은행, 상반기 좋은 실적 거둬
올해 금융사고로 얼룩진 것도 공통점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능성 더 높아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조병규 우리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들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두 은행 모두 올해 상반기 발군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각종 금융범죄로 인해 홍역을 앓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주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조병규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일자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은행장 임기가 모두 끝난다. 통상 기존에 부여받은 2년의 임기에 더해 1년을 추가하는 것이 관례인 만큼,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를 놓고 업계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연임 여부가 특히나 다른 은행장들에 비해 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두 은행은 상반기 괜찮은 실적을 보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1조67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 1조4720억원과 견줘 13.7%(2015억원) 증가한 수치다. 

농협은행의 순이익 또한 같은 기간 1조2469억원에서 1조2667억원으로 1.6%(198억원)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홍콩 ELS, 경기침체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실적 성장을 이끌어낸 점은 두 행장의 연임에 무게를 싣는 근거 중 하나다.

최근 횡령 등 금융범죄에 연루돼 세간의 비판을 받은 점 또한 공통점이다. 2022년 700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은 올해 6월에도 105억원 규모의 횡령사고를 자체 적발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3월 10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배임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5월에 각각 53억원, 11억원 규모의 배임사고가 잇따랐다. 

지주사 차원에서 금융범죄를 엄벌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두 은행에서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이에 조 행장과 이 행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작년 초 취임 일성으로 쇄신을 외친 바 있다. 그러나 조 행장이 취임한 직후 우리은행에 7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농협은행 또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내부통제와 관리책임을 강화할 것을 선언한 뒤 금융범죄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행장보다는 조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 행장은 아직까지 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은행장 직속인 신사업추진위원회가 신설된 것이 그 예다. 임 회장은 그룹에 있던 신사업 기능을 우리은행으로 넘기기 위해 신사업추진위원회 신설을 지시했다. 지주 차원에서 관리하던 미래 신사업 의제를 조 행장이 직접 다루게끔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그만큼 임 회장이 조 행장을 신뢰하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석용 농협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이 행장의 경우 강 회장이 인사 '그립감'을 강화하고 있어 연임에 실패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표면적으로는 내부통제를 연달아 실패했기 때문이지만 실제로는 중앙회-농협금융-농협은행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공고해서다. 

중앙회장들은 통상 교체 시기 때 인사권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은행장들을 갈아치워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역대 사례를 보더라도 2년이 넘는 임기를 수행한 사람은 이대훈 전 행장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 전 행장마저 2020년 이성희 중앙회장이 취임하자마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금융범죄가 발생했다는 명분이 있는 만큼, 이 행장이 전임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큰 이유다. 

이르면 올해 9월 초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에는 절차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일정과 후보군에 대한 질문에 두 은행 관계자는 "개시 날짜는 9월 중으로 예상되나 아직 날짜가 정해진 게 없으며 후보군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관련 사항이 결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 행장은 전임 행장의 임기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지주 차원에서도 한 차례 더 기회를 줄 것으로 본다"며 "이 행장의 경우 이 행장이 못한다기보다 계열사에 대한 중앙회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이 낮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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