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 잊을만하면 '코리아 엑소더스'... "다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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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 잊을만하면 '코리아 엑소더스'... "다음은 누구?"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4.09.0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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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 최근 십여 년간 꾸준히 국내 보험시장서 철수... '탈한국' 흐름 계속돼
시장성·영업환경 등이 고루 작용하며 국내 보험시장 '매력' 낮춰
파리바카디프생명·AXA손해보험 등도 잠재매물... 한국 떠나는 외국계 보험사 꾸준히 나올 전망
국내 보험시장을 떠나는 외국계 보험사가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고 있다.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최대주주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역시 우리금융지주에 패키지 인수될 것으로 보인다. [제공=각 사]
국내 보험시장을 떠나는 외국계 보험사가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고 있다.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최대주주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역시 우리금융지주에 패키지 인수될 것으로 보인다. [제공=각 사]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국내 보험시장을 떠나는 외국계 보험사가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고 있다. 수익성과 영업환경 등을 따져봤을 때 국내 보험시장이 외국계 보험사에 주는 '메리트'가 딱히 없다는 점이 원인으로 언급된다. 여기에, 토종 보험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경향 또한 강해진 만큼 외국계 보험사의 '탈한국' 바람은 추후에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보험사의 국내 보험시장 철수는 최근 십여 년간 계속되고 있다. 2013년 ING생명을 시작으로 우리아비바생명(2014년)·알리안츠생명(2016년)·PCA생명(2016년)·푸르덴셜생명(2020년) 등이 연이어 한국을 떠났다. 가장 최근인 2022년에는 미국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을 스위스 처브그룹에 매각하면서 국내 보험시장과 작별을 고했다. 

올해 역시 다르지 않다.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최대주주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우리금융지주에 패키지 인수되면 외국계 보험사가 국내 보험시장에서 철수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으며 현재 인수 완료를 위해 금융당국의 허가를 기다리는 상태다. 

보험업계는 이처럼 외국계 보험사의 '코리아 엑소더스'가 지속되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먼저 꼽히는 요인은 갈수록 줄어드는 먹거리다. 외국계 보험사로서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낮은 국내 보험시장에 남아 있을 이유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은 저성장·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시장 포화도도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98% 달할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장성이 낮은 데다가 반등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점이 결국 문제"라며 "토종 보험사가 시장성을 노리고 해외에 진출하는 것과는 반대의 경우가 국내 보험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영업환경 측면에서 금융당국의 입김이 막강하다는 점도 외국계 보험사가 한국에서 발을 빼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금융당국이 만들어낸 각종 정책이 외국계 보험사의 사업 운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과 같은 지속적인 제도 변경 ▲본사에 송금하는 배당에 대한 자제 권고 ▲개별 은행의 특정 보험상품 판매 비중을 25% 이내로 제한하는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보험업계는 외국계 보험사의 국내 보험시장 철수가 향후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의 '매력'이 가뜩이나 뚝 떨어진 상황에서 토종 보험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국내 보험시장 점유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20%를 넘겼으나 지난해에는 9.3%까지 떨어졌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AXA손해보험(악사손보) 등 잠재 매물도 있다. 두 곳 모두 각각 인수 시도가 있었던 만큼 언제 한국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카디프생명의 경우 올 초 BNK금융지주가 인수를 추진했으나 BNK금융지주의 자본시장법 위반 문제로 없던 일이 됐으며, 악사손보는 2020년과 2021년 교보생명이 인수를 시도했지만 가격 문제로 끝내 결렬된 바 있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분위기에서 외국계 보험사들의 국내 보험시장 이탈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한국에서 짐을 싸는 외국계 보험사는 앞으로도 심심찮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기준 국내 보험시장에 둥지를 튼 외국계 보험사는 재보험사와 지점 등을 포함해 총 23개사다. 이 가운데 생명보험사는 동양생명·ABL생명·라이나생명·메트라이프생명·카디프생명·처브라이프생명·푸본현대생명·AIA생명 등 8개사며 손해보험사는 15개사다. 다만 손보사의 경우 대부분이 지점 영업 형태이며 별도 법인을 설립해 사업 중인 곳은 악사손보와 AIG손해보험뿐이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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