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8곳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매우 크다”
4곳은 “자가발전・도매전력구매 등 새로운 전력조달 고려 중”
전기요금 부담완화 정책으로 ‘저비용 에너지원 확대’ ‘세액공제확대’ ‘요금제 다양화’ 등 제안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 수준에 대해 느끼는 부담에 대해 묻는 질문에 78.7%가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가격경쟁이 심해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요금이 높아짐에 따라 자가발전소를 세우거나 전력도매시장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등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방안을 시도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응답한 기업이 11.7%, ‘요금이 더 오른다면 그렇게 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27.7%,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이 새로운 에너지 조달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에 국내투자 조정을 검토할 가능성에 대해 53%가 있는 것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한 국가로 이전할 가능성의 경우 19% 있는 것으로 답변했다.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기업의 74%가 대응책이 ‘없다’고 응답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제공=대한상의]](/news/photo/202503/323941_368005_4250.jpg)
지난 5년 동안 8차례나 상승한 산업용 전기료... "가격경쟁으로 전가도 쉽지 않다"
한편 산업용 전기료는 지난 5년 동안 무려 8차례나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산자부와 한국전력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4년간 70% 이상 뛰었고, 1년도 안 돼서 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주요국을 살펴보면 산업용 전기 요금은 주택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전체 용도별 요금 중에서 가장 높다. 전력시장 구조개편 또한, 전력부문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는 목적으로 추진됐지만 2001년 4월 발전부문 분리와 전력도매시장 개설까지만 진행되고 원래 계획한 송배전부문 개방, 소매시장에 민간참여 등은 중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작년 4분기 요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의 80%에 달하는 금액만큼 전기요금을 더 내게 된다”면서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정도로 매우 크다”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추이[제공=대한상의]](/news/photo/202503/323941_368006_448.png)
"저비용 에너지원・세액공제 확대・요금제 다양화 등 정부 지원 필요"
기업들은 과도한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전기요금 부담완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복수응답기준 ‘저비용 에너지원 확대’(71.0%), ‘에너지효율시설 자금지원, 세액공제 확대’(51.7%) ‘요금제 다양화 등 소비자선택권 확대’(43.3%), ‘분산형 전원시스템 도입으로 전력망투자부담 완화’(23.0%) 순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향후 AI, 반도체,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가 큰 산업들이 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게 안정적 전력공급과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미래 첨단산업 발전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기요금 책정과 전력시스템 구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o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