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지방은행, 건전성 격차 또 벌어져... 건설경기 불황에 지방은행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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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지방은행, 건전성 격차 또 벌어져... 건설경기 불황에 지방은행 '울상'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5.03.12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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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방은행 평균 NPL 비율 0.63%... 시중은행은 0.27%
NPL 비율 격차 2022년 0.21%서 지난해 0.36%까지 확대돼
지역 건설경기 침체로 지방은행 건설업 연체율↑... 건전성 지속 악화될 듯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의 건전성 격차가 또다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건설경기 불황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당분간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온다. [사잔=Pixabay]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의 건전성 격차가 또다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건설경기 불황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당분간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온다. [사잔=Pixabay]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의 건전성 격차가 또다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건설경기 불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당분간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온다.  

1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4개 지방은행(부산·경남·전북·광주)과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3%로 전년 동기 대비 0.09%포인트(p) 상승했다. 이들 은행의 평균 NPL 비율은 지난 2022년만 해도 0.4%대였으나 2년 만에 0.2%p 이상 높아졌다. 

NPL 비율은 전체 대출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무의 비율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통상 NPL 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의 건전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의 NPL 비율이 가장 가파르게 치솟았다. 부산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NPL 비율은 0.72%로 전년 동기 대비 0.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과 iM뱅크, 4개 지방은행을 통틀어 NPL 비율이 0.1%p 이상 상승한 곳은 부산은행이 유일하다. 

나머지 지방은행들도 사정은 특별히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iM뱅크(0.65%→0.73%), 경남은행(0.39%→0.45%), 광주은행(0.49%→0.53%)의 NPL 비율이 일제히 뛰어올랐다. 이들 지방은행 중 지난해 NPL 비율이 전년 대비 낮아진 곳은 전북은행(0.76%→0.75%)뿐이다. 다만 전북은행마저도 NPL 비율이 여전히 0.7%대에 머물렀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지방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의 NPL 비율은 비교적 완만하게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27%로 전년 동기 대비 0.02%p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건전성 격차는 한층 확대됐다. 양측의 평균 NPL 비율 차이는 2022년 말 0.21%에서 지난해 말 0.36%까지 커졌다.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최근 몇 년 새 급속도로 악화된 배경에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지역 건설경기가 자리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건설경기 불황이 지방 건설·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상환 능력 저하를 불러왔고, 이로 인해 이들에게 대출을 내준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건설업 대출 연체율을 공개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에 따르면 이들 2개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1.4% 및 1.1%였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각각 1.1%p, 0.6%p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2개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0.37%p 및 0.1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건설경기 불황이 지방은행의 건전성에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특성상 지방건설사에 대출을 많이 내줄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지방은행들에게는 일종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방 건설경기 침체에 지방은행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도 결국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업대출 내 건설업 대출 비중만 봐도 시중은행 평균은 3%대이지만, 지방은행은 6%에 가깝다"며 "건설경기에 따라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더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도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계속해서 쌓이는 등 지방권의 건설·부동산 경기 불황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전국 미분양 주택 가운데 75% 가량이 지방에 몰려 있었다"라며 "대내외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지역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추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건설사들의 줄도산과 관련한 공포 역시 현재진행형"이라며 "폐업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날수록 지방은행의 건전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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