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콘 경영권 분쟁 재점화] 2·3대 주주연합, 신규 감사선임 '총력전'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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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콘 경영권 분쟁 재점화] 2·3대 주주연합, 신규 감사선임 '총력전'①
  •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 승인 2025.03.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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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정면 겨냥, 배임 의혹 제기
24일 주총서 감사 및 감사위원회 선임 건 두고 대결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 기자] 웹케시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쿠콘'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개인 2대주주 엄봉성 씨와 3대주주 장영환 전 쿠콘 대표(현 케이아이비솔루션 대표)가 연합한 가운데 대주주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배임 의혹에 대해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감사위원) 선임을 통해 '전횡'을 바로잡겠다는 주장인데, 주총 안건인 감사 혹은 감사위원 선임 건 의결에 향배가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콘은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의 건을 비롯한 이사선임 건, 감사위원회 선임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의 주요 안건을 의결한다. 핵심은 정관 변경을 통한 감사위원회 선임의 건이다. 

쿠콘은 API 상품 기반 비즈니스 데이터 제공을 주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다. 데이터 서비스와 페이먼트 서비스를 은행,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에 제공하면서 매출을 올리는 데이터 기업이다. 네이버,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등도 주요 고객사다. 지난해 매출액 730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만 22.73%를 기록할 만큼 채산성이 높다. 

웹케시그룹의 관계사인 웹케시벡터(24.63%)를 비롯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1.42%), 김종현 대표(3.74%) 등이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으로 대주주 지분을 쥐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은 31.27% 수준이다. 

쿠콘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2023년 부터다. 현 개인 3대주주인 장영환 케이아이비솔루션 대표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비롯해 회계장부 열람,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 신청서 등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현 경영진에 반기를 들었다. 해당 소송은 모두 기각됐다. 다만 최근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은 법원이 장 대표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2018~2019년 쿠콘의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2000년 설립한 개인 회사인 케이아이비넷을 2018년 쿠콘이 흡수합병하면서 엄봉성 전 이사와 함께 쿠콘의 주식을 교부받았다. 2021년 상장 당시 개인 지분율은 3.71%(약 30만주)인데, 현재까지 해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개인회사인 케이아이비솔루션 지분 2.86%를 포함해 특관인 합산 지분은 6.87% 수준이다. 엄 전 이사는 특관인 지분을 포함 6.94%의 지분을 쥐고 있다. 

2021년 쿠콘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석 회장 측이 장 대표의 케이아이비솔루션 지분을 일방적으로 장기 매각제한(2년6개월)을 걸어 재산상의 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사유로 양 측의 사이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쿠콘은 케이아이비솔루션을 쿠콘의 계열회사로 분류했다. 이 때문에 쿠콘 측은 장 대표가 매각제한에 동의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과정에서 석 회장 측이 금융감독원 권고를 핑계로 일종의 '기만'을 했고, 과도한 매각제한을 강제했다는 주장이다. 웹케시 상장 후 6개월 보호예수가 풀리자 임직원들이 지분을 매각한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었다는 전언이다. 장 대표는 주주게시판 등을 통해 "2022년 8월 금감원 담당자와의 대화를 통해 법적으로 6개월 이상 보호예수를 제한할 수 없고, 본 건(2년6개월 제한)은 회사측에서 자진 연장 요청한 것이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장 대표는 쿠콘 전 이사였던 엄봉성 씨와 함께 현 경영진의 배임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날을 세웠다. 장 대표 측의 주장을 종합하면 이렇다. ▲현재 석 회장은 본인이 대주주인 웹케시벡터를 활용해 쿠콘과 그룹 계열사들의 업무통합 분담금을 거액을 수취하고 있고 ▲쿠콘의 자금으로 석 회장이 지배하는 위플렉스 부동산 사업자금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지배구조의 최상위인 웹케시 지분방어를 위해 쿠콘의 자금으로 지분을 매입해 거액의 평가손실을 입혔다는 논리다. 

장 대표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번 주총에서 경영진의 배임 의혹을 밝히기 위해 새 감사(감사위원) 선임안을 제안한 상태다. 이승목 Advance Vina 대표이사다. 장 대표가 관계한 회사의 경영진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감사(감사위원)로 지명해 석 회장과 현 경영진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현 박계수 감사는 석 회장과 부산대 동문으로, 경영진을 전혀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쿠콘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주총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상근감사 대신 감사위원회를 신설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른바 '3% 룰'이다. 개정 상법은 감사나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을 선임(1인 이상 분리선출)할 때 대주주 측의 의결권을 합산 기준 3%로 제한하는데,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의 경우 개별 3% 의결권을 인정한다.

현 상근감사 제도 하에서는 최대주주(31.27%)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장 대표 측에 밀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장 대표 측은 약 14%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쿠콘은 정관을 고쳐 감사위원회를 설치, 개별 의결권을 도모하고 있다.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은 11% 수준으로 올라간다. 쿠콘은 이사회 선임 2인(이정진, 김형욱)과 유재욱 사외이사를 분리선출하는 안을 상정했다. 여기에 장 대표 측 이승목 후보자가 도전장을 던지는 형국이다.

장 대표 측은 정관개정 안(감사위원회 설치)이 부결될 것을 대비해 기존 상근감사 후보자에도 이 후보자의 이름을 올렸다. 쿠콘은 기존 감사인 박계수 감사를 올려둔 상황이다. 이 경우 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이 후보자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 대표 측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 결집하기 위해 총력전을 다하고 있다. 쿠콘 역시 물 밑에서 주요 주주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녹색경제신문>은 쿠콘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쿠콘 감사위원회 후보자 리스트
쿠콘 감사위원회 후보자 리스트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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