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새 공략 대상은 '대한외국인'?... "대한민국 4% 모시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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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새 공략 대상은 '대한외국인'?... "대한민국 4% 모시기 경쟁↑"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4.07.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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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보험사, 외국인 설계사 수 매해 늘리고 외국인 대상 서비스 확대중
올 5월 말 기준 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 195만 명... ‘우상향’ 거듭해 국내 전체 인구의 4% 차지
‘과포화’ 보험업계, 보험 가입률 내국인 대비 절반 이하(41%)인 ‘대한외국인’에 주목
보험업계가 새 공략 대상으로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을 주목하고 있다. [출처=Pixabay]
보험업계가 새 공략 대상으로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을 주목하고 있다. [출처=Pixabay]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보험업계가 새 공략 대상으로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을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설계사를 늘리고 각종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대한외국인' 모시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까지 외국인 소비자의 보험 접근성 및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본격적인 수요 창출을 위해 특화 상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생명보험사(한화·삼성·교보·신한·NH농협)와 6개 손해보험사(메리츠·한화·삼성·현대·KB·DB)의 전속 외국인 설계사 수는 올 5월 말 기준 3400여 명이다. 2020년 말 2190명에 불과했으나 약 4년 새 55%나 늘었다. 특히 생보사 소속의 외국인 설계사는 2020년 말 900여 명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해 올 5월말 1900명을 넘겼다.

법인보험대리점(GA) 또한 외국인 설계사로 북적인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소속된 외국인 설계사는 국내 귀화자를 포함해 지난해 말 기준 1140명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소속 전체 설계사 수가 지난해 말 기준 2만2769명인 점을 고려하면 설계사의 약 5%가 외국 출신인 셈이다. 영등포광명지역단, 하남시 가평지점 등 일부 지점은 외국 출신 설계사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생명이 설계사 교육자료를 중국어, 베트남어 등으로 번역해 제공하는 이유다. 

삼성생명의 '글로벌영업단'도 눈에 띈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고객을 관리하는 전문조직으로, 170여 명의 설계사 전원이 외국인으로 구성됐다. 삼성생명은 외국인 설계사 채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한 끝에 마침내 외국인 고객 전담조직까지 출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설계사와 함께 주요 보험사의 외국인 고객 대상 서비스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보험 정보 등을 외국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교보생명은 영어·중국어 등이 가능한 상담사를 통해 '신계약 모니터링 외국어 상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통화 중 영어·일본어·중국어·한국어 등 4개 언어의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외국인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는 '우상향'을 거듭해 어느새 200만 명을 바라보는 숫자가 자리한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국내에 91일 이상 머무른 장기체류 외국인은 195만 명 가량으로 국내 전체 인구의 4%를 차지한다. 10년 전에는 138만 명 수준이었으나 41%나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2014년부터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장기체류 외국인의 낮은 보험가입률도 보험업계가 눈여겨 보는 부분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 가운데 생명보험·장기손해보험·자동차보험 등에 1개 이상 가입한 이는 2022년 기준 약 69만 명으로 보험가입률은 41.1% 수준이다. 내국인의 보험가입률이 86%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시장 잠재력이 높다는 뜻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내국인 대상의 국내 보험시장은 과포화에 저출산·고령화까지 겹쳐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며 "보험사로서는 신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체류 외국인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가 외국인의 특성을 반영해 상품 다양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이어진다. 국내 보험상품에 대한 외국인의 수요를 만들어내려면 기존 보험상품을 재정비하고 그들의 체류 목적과 보장 수요에 부합하는 보험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 전문가는 "외국인의 국내 보험 상품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정도로는 신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외국인이 한국에 살면서 체감하는 보장 공백을 해소해주는 방향으로 접근하면 '윈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악성 가입자 방지 등을 위해 외국인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국인의 질병 이력, 진료 내역 등을 국내 보험사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 심사 등 관리 측면에서 내국인 대비 외국인의 난이도가 높다는 점은 일정 부분 사실"이라며 "관리가 용이해질수록 외국인 특화 상품 등을 개발하기가 아무래도 쉬워진다"고 밝혔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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