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손해보험, 신임 사외이사에 정기택 보험학회장 선임... “이사회 비전문성 논란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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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손해보험, 신임 사외이사에 정기택 보험학회장 선임... “이사회 비전문성 논란 의식?”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4.08.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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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손보, 지난달 30일 임시주총 열고 정 학회장 사외이사 선임안건 승인받아
실적 위기 상황서 '전문성 논란'으로 리더십 흔들리는 것 막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
농협손보 이사회, 그간 '보험업 경험 부족'으로 논란 겪어와
[제공=NH농협손해보험]
[제공=NH농협손해보험]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NH농협손해보험의 이사회에 마침내 '보험 전문가'가 영입됐다. 계속되는 실적 위기 속에서 그간의 이사진 비전문성 논란이 리더십 전반을 흔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손보는 지난달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기택 보험학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안건을 승인받았다. 김두우 전 사외이사의 임기가 지난달 31일 만료된 데 따른 대체인선으로, 신임 정 사외이사의 임기는 이달 1일부터 2026년 7월 31일까지다.

정 사외이사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한국사회보장학회장,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경희대 의료산업연구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22년부터는 한국보험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 인사로 농협손보는 이전까지 지적 받아온 이사회의 보험업 경험 부족 논란을 일부나마 해소하게 됐다.

실제로 현 농협손보 이사회 구성원 9명 중 이사 선임 이전에 보험업을 전문적으로 경험한 이는 정 사외이사가 유일하다. 서국동 대표를 포함한 8인이 농협손보 이사 선임을 계기로 보험업에 '입문'했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사외이사 제외한 농협손보 이사진은 농협중앙회·감사원·지역농협·법조계·학계 출신 등으로 구성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농협손보의 이 같은 이사회 구성에 대해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회사 주요 사안에 결정권을 쥔 이사회 구성원을 선임하면서 전문성은 고려하지 않는다", "보험업 경험이 전무하거나 부족한 이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기업의 전략적인 방향성을 결정하고 위험 요인을 관리 및 감독한다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등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 6월 말 농협손보가 기타 비상무이사 자리에 또다시 지역농협 조합장을 앉히자 비판은 한층 거세졌다. 심지어는 농협손보가 금감원의 '간접 경고'를 무시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금감원이 지난해 5월 타 보험사 검사 결과에서 "이사 대부분이 보험업 경력이 없거나 미흡하다"며 "향후 보험업 경력 등을 고려해 이사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농협손보가 리더십 보호 차원에서 이번 인사를 결정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적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사회의 비전문성 논란마저 가라앉지 않는다면 서국동 대표의 리더십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농협손보가 고려하지 않았겠냐는 설명이다.

농협손보는 실제로 지난해 말 서국동 대표 취임 이후 실적에서 다소 주춤하고 있다. 농협손보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한 12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1221억원을 보험손익으로 남기는 등 '본업'인 보험에서는 비교적 선방했지만 전체 실적이 줄어들어 빛이 바랬다.

이는 NH농협금융지주의 다른 비은행 계열사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올 상반기 NH농협생명의 순이익은 16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으며,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4227억원으로 15.3%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손보가 이사회 비전문성 논란을 의식하지 않았을리가 없다"며 "보험 비전문가로 구성된 이사회가 실적 부진에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금보다 불거지는 일을 막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국동 대표 역시 취임 당시 보험업계 경력이 전무해 우려를 산 만큼 이사회 비전문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논란을 조금이라도 털어냄으로써 실적 부진 상황에서 서국동 대표의 리더십을 지키자고 계산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손보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정 사외이사는 다양한 경력과 더불어 보험 관련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판단해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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