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는 5G(5세대) 통신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데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참여연대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5G '전국 상용화'가 발표된 지 14개월이 지났음에도 광고에서 나온 삶의 변화는 체감되지 않고 있다"며 "이통 3사는 소비자 불만을 쉬쉬하며 개별 보상으로 무마하고 있다"고 밝혔다.
5G는 4세대(4G) LTE나 와이파이보다 높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5G는 전파의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 통과율이 비교적 낮아 서비스 범위가 좁다. 따라서 전파를 중개하는 기지국이 4G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올해 3월 기준 5G 기지국은 10만여곳으로 LTE 기지국 약 80만곳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참여연대는 설명했다.
영국의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조사기관인 오픈시그널이 올해 1∼4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이통 3사 이용자들의 평균 5G 접속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3.4시간가량(약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이통 3사는 5G 전파의 특성상 기지국 부족으로 인한 끊김 현상, 빠른 배터리 소진, 서비스 이용지역 제한 등의 불편을 상용화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통 3사는 전국에서 5G 서비스가 사용 가능하지 않음에도 서비스 지역과 기지국 설치 예상일 등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비무장지대 마을 사람들이나 시골 노인 등이 5G를 사용하는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

이 경우 광고는 '최대 속도 2.7Gbps가 이론상 구현되는 최대 속도이며 실제 속도는 외부환경, 단말기 등의 영향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등의 문구를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TV 광고에서 이 문구가 누락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연대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츠는 5G 서비스가 아닌 LTE, 와이파이, 심지어 3세대에서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5G 전용 콘텐츠로 홍보해 5G 휴대폰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를 했고 최근까지도 이 같은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참여연대는 통신사의 부당한 광고 행위를 금지하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명백히 소비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며, "공정위가 이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기대한 내용과 실제 서비스 품질의 차이로 피해가 발생한 만큼 과징금 부과나 소비자 피해 보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현재 구축되지 않은 초고주파수대역 28㎓에서 가능한 속도를 악용한 광고도 문제"라며 "지금은 경험할 수 없는 속도"라고 설명했다.
5G는 현재 상용화된 고주파수 3.5㎓ 대역과 올 하반기 상용화 예정인 초고주파수 28㎓ 대역으로 구분된다. 3.5㎓ 대역은 통신가능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지만 속도가 빠르지 않고 28㎓ 대역은 속도가 빠르지만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좁다.
참여연대는 “2GB(기가바이트) 파일을 0.8초만에 다운받기 위해서는 28㎓가 필수지만 현재는 3.5㎓만 구축됐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