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점유율 확대 시급한데...'어베일' 논란에 발목 잡히나
상태바
빗썸, 점유율 확대 시급한데...'어베일' 논란에 발목 잡히나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4.08.13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빗썸 점유율 29% 수준...업비트와 두 배 이상 차이
어베일 이상거래 발생...감시 미흡했다는 비판 제기
[출처=빗썸]
[출처=빗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빗썸이 '만년 2위'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수수료 무료 정책 등 고객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우며 1위 업비트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둔 빗썸에겐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이 절실하단 관측이다. 다만 최근 불거진 어베일(AVAIL) 코인 논란은 빗썸에게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빗썸의 국내 점유율은 29% 수준이다. 1위인 업비트는 64%로 빗썸과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알트코인 투자가 감소하면서 알트코인에 강세를 보이는 빗썸의 점유율이 하락했단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빗썸은 최근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변경하려는 강수를 뒀다. 지금까지 농협은행과 협업을 펼쳤지만 농협은행의 올드한 이미지로 인해 점유율 확대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빗썸이 국민은행으로 제휴 은행을 변경하며 젊은 세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노리고 있단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빗썸과 농협은행 사이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면서 국민은행과의 제휴 가능성이 낮아졌다. 이젠 빗썸 앱에서도 농협은행의 실명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되면서 빗썸과 농협은행의 제휴 연장은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이제 빗썸은 거래소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만으로 업비트와 경쟁을 펼쳐야만 한다.

빗썸은 지난달 고객 원화 예치금 이용료율을 연 4.0%라는 파격적 조건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원화 예치에 따라 금융상품 예상 운용 수익 2.0%에 자체적으로 2.0%를 더 부담해 4.0%를 보장한 것이다. 이는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상품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빗썸은 이용료율 상향을 공지한지 12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다. 거래소 간 과도한 경쟁을 우려하는 금융당국의 지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빗썸의 부담 수준을 놓고 과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빗썸의 이용료율 상향 공지가 나온 직후 빗썸을 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빗썸에게 점유율을 확대할 방법은 타 거래소와 차별화된 코인 상장뿐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아직 상장되지 않은 코인을 공격적으로 상장시켜 고객을 끌어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베일 코인을 상장한 일 역시 빗썸 입장에선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어베일은 현재까지 누적 투자 금액 7500만달러를 기록하며 유망한 프로젝트로 기대감을 받아왔다. 빗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어베일을 취급하고 있는 곳이 없는 점을 노려 상장을 추진한 것이다. 

지난달 23일 어베일은 빗썸에 상장된 뒤 15분여 만에 236원에서 3500원으로 15배 이상 가격이 폭등했다가 다음날에는 284원으로 폭락했다.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며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나섰다. 더불어 투자자들 사이에선 빗썸이 이상거래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빗썸 측은 상장 당일 거래소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실시했고 당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한 투자자가 차명거래를 통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인 투자자로 추정되는 A씨가 총 119개 지갑에서 어베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최대 119명의 외국인이 A씨를 통해 빗썸에서 어베일을 차명으로 거래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물론 금융당국이 빗썸에 어베일 코인의 시세조종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빗썸이 향후에도 공격적으로 신규 코인을 상장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이 업계 다수의 시각이다. 특히 빗썸은 신규 코인 상장과 함께 에어드랍 이벤트를 펼쳐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는데, 이와 같은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빗썸의 점유율 확대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내놓은 승부수들이 계속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특히 어베일 상장과 함께 이상거래가 발생했는데도 빗썸이 이를 막지 못한 점을 놓고 거래소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