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1위' 한국투자증권 "배당 확대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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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 1위' 한국투자증권 "배당 확대 없을 것"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4.08.14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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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상반기 순이익 5965억 업계 1위
주요 증권사 대비 낮은 배당 성향···"아직은 자본 확충할 때"
한투증권, 수익성 확대 통한 중장기적 관점 주주환원 추구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 호실적에도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5대 증권사 올 상반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계획을 발표한 것과 대조적인 모양새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나온 이후에도 한국투자증권만이 수익성 확대를 통한 중장기적 주주환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은 자본 확충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반기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현 상황에서 배당을 확대하는 것보다 자본을 축적함으로써 향후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주주들과 나누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환원 방향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지만, 배당 확대와 같은 단기적인 방향은 아니다"라고 못박으며 "당장 배당금을 늘리면 칭찬을 들을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해 성장이 정체되면 결국 주주들은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 1분기 기록적인 실적을 거둔 데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5대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조5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6% 증가했다.

상반기 실적 1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59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한 수치로 경쟁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순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올 하반기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실적 발표를 통 해올해 약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주당배당금 900원을 가정하면 올해 NH투자증권의 주주환원율은 61.9%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다.

KB금융(KB증권)은 앞서 상반기 실적 발표를 통해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7일 약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998만 주)를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KB금융의 주주환원율은 37.5%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실적 발표를 통해 자사주 1000만 주를 매입·소각하겠다 발표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2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고 자사주 1000만 주를 매입·소각한 바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의 주주환원율은 52.6%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아직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다른 증권사 대비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고 있어 업계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삼성증권의 주주환원율은 35.9%를 기록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표 시기를 연내로 특정할 수는 없으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은 삼성화재와 유사한 수준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경쟁사 대비 낮은 주주환원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소식도 없는 상황이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5개년 배당 성향 평균을 20.5%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주요 대형 증권사 대비 10~15%p 낮은 수치다.

한편,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단기적 자본 활용 정책만이 주주환원의 전부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는 수익성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중장기적 관점의 주주환원을 추구한다는 태도를 고수해 왔다"며 "배당 확대와 같은 단기적 자본 활용 정책만이 주주환원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국금융지주가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오랜 기간 수익과 경쟁사 대비 낮은 배당 성향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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