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자회사 편입' KDB생명, 매각 재추진 위해 CEO 교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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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자회사 편입' KDB생명, 매각 재추진 위해 CEO 교체할까?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5.01.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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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태 KDB생명 대표, 3월 임기 만료... '최대 임무' 매각 실패해 거취 불투명
임 대표, 재임 중 실적·건전성·신사업서 소기의 성과... 연임 가능성도 있어
정국 불안도 연임 여부에 '변수'... 임 대표, 현 정부 인사로 분류돼
[사진=KDB생명]
[사진=KDB생명]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KDB생명의 산업은행 자회사 편입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임승태 KDB생명 대표의 거취에 대한 업계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임 대표를 대신해 매각을 재추진할 '소방수'가 투입될 것이라는 의견과 재임 기간 실적 및 건전성 개선 등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달성한 임 대표가 연임될 것이라는 의견이 맞붙는 모양새다. 다만, 불확실성이 증폭된 현 정치 상황 또한 그의 연임 여부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올해 제1차 회의를 열고 KDB생명의 대주주 변경 등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KDB생명의 기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가 청산되는대로 주식 배분 등을 거쳐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시킬 예정이다. 

KCV는 지난 2010년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할 당시 공동 조성한 펀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KDB생명 지분 98.27%를 보유 중이다. 현재 KCV의 최대주주는 산은으로, 산은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KCV 지분 75.92%를 갖고 있다. 따라서 KCV가 청산되면 지분율에 따라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최대주주가 된다. KDB생명의 산은 자회사 편입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얘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 한 뒤 KDB생명의 재매각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관전 포인트는 '누가' KDB생명의 재매각을 지휘할 것이냐다. KDB생명의 현 수장인 임 대표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임 대표가 교체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임 대표가 임기 내 최우선 과제였던 KDB생명의 매각에 실패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임 대표의 전임자였던 최철웅 전 KDB생명 대표 역시 매각에서 쓴잔을 삼킨 끝에 3년 만에 회사를 떠난 바 있다.

업계는 특히 재무구조 개선 등에 능통한 인물이 임 대표를 대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KDB생명이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6차례나 매각에 실패한 배경에 고질병과도 같은 취약한 재무건전성이 자리하고 있는 탓이다. 

일례로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DB생명의 킥스는 경과조치 적용 전 66.32%, 경과조치 적용 후 179.5%에 불과했다. 경과조치는 보험사가 킥스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감소한 자본을 유연하게 평가해주는 제도인데, KDB생명의 경우 이를 적용받지 않으면 건전성 지표가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는 물론이고 보험업법상 기준치(100%)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KDB생명의 경영정상화에 1조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지금처럼 자금 부담이 있어서는 앞으로도 KDB생명의 매각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재무구조의 대대적인 개선을 위해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재무통'이 소방수로서 KDB생명에 투입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임 대표가 연임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임 대표가 재임 기각 매각을 성사시키는 못했지만 실적 및 건전성 개선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 근거다. 실제로 KDB생명은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순이익으로 129억6561억원을 수확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킥스는 경과조치 적용 후를 기준으로 전년 대비 60%p 이상 상승했다.    

아울러 임 대표가 요양사업 진출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도 연임 여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양사업은 최근 업황 부진에 빠진 생명보험사들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KDB생명은 오랜 준비 끝에 오는 3~4월 경기 고양시와 광주광역시에 주간보호센터를 개설하고 장기요양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보험전문가는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신성장 동력 창출 등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려 기업가치를 근본적으로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며 "신사업의 안정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이전부터 요양사업 준비를 맡아온 임 대표가 연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임 대표의 성과 등과는 별개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정국도 그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KDB생명 임원 인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자체적으로 진행되지만, KDB생명이 국책은행인 산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이상 정부의 입김이 인사에 작용할 공산이 큰 탓이다. 임 대표는 관료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2021년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경제특보 등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2023년 3월 2년 임기로 KDB생명 대표에 올랐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으로 시국이 어수선한 터라 산은이나 정부 입장에서도 새로운 인물을 KDB생명 대표로 추천할만한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KDB생명 내부적으로도 혼란한 시국에 안정 추구 차원에서 임 대표의 연임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임 대표가 현 정부 측 인사라는 점은 분명 고려해야 하는 요소"라며 "현 정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그의 입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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