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층 연령 높아져...오케스트라 수요에 영향 미쳐

게임업계가 오케스트라에 러브콜을 연이어 보내고 있다. 유명 게임들의 BGM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선보이는 공연이 다수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전략이 유저들의 충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다수의 게임기업들이 음악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게임 시장이 전례 없는 포화 상황을 맞으며 게임성 이외에도 음악의 퀄리티 역시 중요한 차별점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에 다수의 게임사들은 게임 음악을 OST 앨범으로 제작해 발매하고 유명 뮤지션들과 협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쳐왔다. 일례로 펄어비스의 차기작 '도깨비'는 트레일러에서 선보인 케이팝 음악을 통해 글로벌 게임팬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일부 게임기업들은 오케스트라와의 협업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이슈가 점차 해소되며 공연이 차츰 다시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공연은 게임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이엇게임즈는 전세계 11지역 '리그 오브 레전드' 스프링 시즌 우승팀이 모여 우승을 다투는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을 기념해 오케스트라 공연을 연다. '리그 오브 레전드: 디 오케스트라 MSI 부산'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해당 공연은 오는 25일과 26일 양일간 진행되는데, 대회 결승을 앞두고 부산을 방문한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 외의 또 다른 콘텐츠로 활약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장수 게임인 넥슨 '메이플스토리' 역시 오케스트라 공연 '심포니 오프 메이플스토리'를 최근 개최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최현이 지휘자와 60인의 대규모 편성으로 규성된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의 주도로 '메이플스토리'의 다양한 곡들이 연주됐다. 특히 마지막 회차에서는 강원기 총괄 디렉터가 연미복을 입고 등장해 직접 곡을 지휘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올드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이번 공연으로 '메이플스토리'에서 느꼈던 감동과 희열을 더욱 진하게 느끼셨기를 바란다"며 "공연에 대해 모험가 분들이 보여주신 관심에 대단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게임업계가 오케스트라 공연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것을 놓고 유저층의 연령 변화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과거에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이 주로 10~20대에 머물러 있어 오케스트라 공연과의 접점이 적었다면, 현재는 30~40대까지 게임의 유저층이 분포돼 있어 게임 음악을 활용한 오케스트라 공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비교적 고가에 해당하는 오케스트라 공연 티켓 가격을 게임 유저층이 지불할 수 있게 된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때문에 향후에도 게임과 오케스트라의 만남은 지속적으로 시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공연 개최를 놓고 코로나19 문제로 인해 주저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하게 수그러들면서 다시금 공연 분위기가 활발해지고 있는 점도 게임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리는 데 힘을 싣는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음악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이를 활용한 공연이 개최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오케스트라가 가진 품격과 웅장함이 게임의 깊이를 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