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키움·신한, 2060년 은퇴 MZ세대 위한 디지털 연금상품 경쟁 치열
- 사적연금 가입률 1년 새 70%로 급증..."과장 마케팅" 경계령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news/photo/202503/324424_368663_4341.jpg)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국민연금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로 올리는 여야 합의안이 마련됐으나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MZ세대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금융권이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연금 상품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특화상품으로 20-30세대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여야는 지난 14일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조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은 2055년에서 2064년으로 9년 늦춰질 전망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 연구위원은 "정부의 공식적인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핵심은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7%까지 올려도 재정 안정 달성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구조개혁을 통해 자동조정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연구회에 따르면 미적립 부채는 2050년 6159조원, 2095년에는 4경2032조원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평균 소득(월 309만원) 직장인 기준으로 현행 제도에서는 40년간 약 1억3349만원을 내고 25년간 약 2억9319만원을 받지만, 새 제도에서는 1억8762만원을 내고 3억1489만원을 받게 된다. 내는 돈은 5400만원 늘었지만, 받는 돈은 2170만원 증가에 그쳐 수익률이 하락하는 셈이다.
이처럼 국민연금 제도 개혁에도 불구하고 미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MZ세대는 노후 대비를 위한 대안적 금융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권은 이러한 불안 심리를 겨냥해 다양한 은퇴 설계 상품을 내놓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3월 MZ세대 맞춤형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신용 점수 관리와 조기 은퇴 진단 등이 핵심이다. NICE평가정보와 제휴해 별도 자료 제출 없이 마이데이터 연결만으로 신용 점수가 올라가는 '신용 점수 올리기' 기능과 함께, '조기 은퇴 진단' 기능은 은퇴 필요 자금과 자금 고갈 시점을 시뮬레이션하고 관련 금융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또래 그룹과의 소비 현황 비교, 빅데이터 분석 기반 트렌드 콘텐츠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26일 20대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키움 키워드림 TDF 2060'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은퇴 시점이 2060년인 젊은 투자자를 위한 것으로, 주식 비중을 높게 유지하며 글로벌 ETF에 분산투자 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초 이후 환노출형 기준 약 90억원의 수탁고가 증가했으며, 운용 7년 차에 접어든 안정적 운용 경험이 특징이다.
신한자산운용도 지난해 10월 2060년 은퇴를 목표로 하는 20대를 위한 '신한마음편한TDF2060'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최대 80%를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TDF 상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로, 신한자산운용의 TDF 상품군도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금융권의 적극적인 연금 상품 마케팅을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회공공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4 노후 준비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대 사적연금 가입률이 1년 새 16.8%에서 70%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오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금융정책 포럼에서 "젊은 세대가 노후 준비에 관심을 두는 것은 긍정적이며, 다양한 연금 상품 출시는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금융소비자학회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연금 불안을 과장해 젊은 세대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일부 금융권 마케팅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국민연금 불신을 조장하는 과장된 마케팅으로 젊은 세대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장기 수익률과 수수료 구조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MZ세대 금융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83%가 "다양한 노후 대비 방안을 찾고 있다"고 응답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MZ세대는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가 불안하다고 느끼며 스스로 다양한 투자 방법을 찾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은 이런 불안감을 기회로 삼기보다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정확히 알려주고 개인 상황에 맞는 장기 재무설계를 도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