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보험 포트폴리오 완성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 다음으로 '눈독' 들일 곳은 어디?
상태바
증권·보험 포트폴리오 완성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 다음으로 '눈독' 들일 곳은 어디?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8.29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금융,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 결의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만 남아
손 전 회장 부적정 대출 리스크로 인해 심사 서두를 듯
증권, 보험 포트폴리오 윤곽 갖춰
증권 2차 M&A 2~3년 내에 시도 가능성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할 것을 결의했다.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생보사까지 얻게 되면 그룹사가 은행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비판을 어느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경쟁사에 비해 아직 증권 부문이 빈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금융 측은 2차 M&A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당분간은 내실을 다지겠다는 입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28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인수 가격은 업계에서 예상했던 가격인 2조원 중반 대보다 한참 낮은 1조5943억원이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의 지분 75.34%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1조284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ABL생명의 경우 100% 지분을 인수하며, 인수 가격은 2654억원이다. 

물론 최종 인수까지 아직 관문이 남아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두 생보사를 모셔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다른 금융회사의 최대 주주가 되려면 최근 1년 동안 기관경고 등 제재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만약에 당국이 우리금융에 기관경고를 내리면 M&A는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비은행 강화가 시급한 우리금융으로선 '딜 클로징'을 위해 서둘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준비할 공산이 크다. 당국의 금융 제재에 통상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적격성 심사는 3개월 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제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적격성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만약 두 생보사의 인수에 성공하면 외형적으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95.3%를 기록해 타 금융지주 대비 10%포인트(p) 이상 높았다. 이에 향후 비은행 계열사들이 약진한다면 은행 의존도 또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B금융 같이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경쟁사와 비교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하긴 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몸집이 작아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으로 탄생할 생보사의 경우 자산 50조원 규모의 업계 6위권 생보사에 해당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실적도 준수하기에 그룹사 이익에 바로 기여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출범식.[사진=우리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출범식.[사진=우리투자증권]

그러나, 우리투자증권은 1조1500억원대의 자기자본을 시작으로 닻을 올렸는데 이는 업계 18위 수준에 불과하다. 디지털 리테일이 강점인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하면서 28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그러나 아직 전통적인 IB(투자은행) 부문이 빈약해 당장 그룹사 이익에 보탬이 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2차 M&A를 추진해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IB 업계의 고객들이 자본력 있는 증권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즉, 증권사 규모 자체를 키워야 기존 먹거리인 IB 부문에서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측은 당장은 내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금융은 "당분간 추가 M&A 계획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연내엔 IB 직원 확충, 고객 확보 등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2~3년 내로 M&A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달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 대표는 "5년내 자기자본 3조 이상, 10년내 5조 이상으로 확충해 초대형IB로 성장하겠다"며 "이를 위해 유상증자와 2차 M&A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당장 손 전 회장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M&A를 추진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 있다"며 "일단 현재 생보사 인수를 완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 또한 "보험 M&A 시장과 달리 증권 쪽은 알짜 매물이 거의 없다"며 "길게 바라보고 M&A를 시도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