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생존의 문제...경영진 통렬한 반성"...임원들에게 '독한 삼성'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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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생존의 문제...경영진 통렬한 반성"...임원들에게 '독한 삼성' 주문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5.03.17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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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임원 대상 '삼성다움 복원' 세미나...4월말까지 진행
- 이병철 창업회장-이건희 선대회장 경영철학 영상 상영 등
-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 기념패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에게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책하며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생존의 문제"라며 '독한 삼성'을 주문한 것으로 관측된다. '사즉생'까지 언급한 것은 절박한 '위기돌파'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작년 말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2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재용 회장의 '사즉생'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 2월 말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인력개발원이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임원의 역할과 책임 인식 및 조직 관리 역할 강화를 목표로 경기 용인에 위치한 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4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삼성은 앞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임원 대상 특별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왼쪽부터) 삼성 이병철 창업회장, 이건희 선대회장, 이재용 회장

복수의 삼성 임원은 이번 교육에서는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의 기존 발언들과 함께 올해 초 신년 메시지로 내놓으려고 준비했던 내용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상에 이재용 회장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이재용 회장은 영상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용 회장은 평소 강조해왔던 '기술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이재용 회장은 그간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등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또한 임원 세미나에선 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삼성의 위기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는 "실력을 키우기보다 '남들보다만 잘하면 된다'는 안이함에 빠진 게 아니냐" "상대적인 등수에 집착하다 보니 질적 향상을 못 이루고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지적도 잇따랐다.

임원들은 내부 리더십 교육 등에 이어 세부 주제에 관해 토론하며 위기 대처와 리더십 강화 방안 등을 모색했다.

참석 임원들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료 사진]

한 참석자는 "여기(크리스털 패)에 새겨진 내용이 사실상 이번 세미나의 핵심"이라며 "'삼성다움'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독한 삼성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참석자는 "그동안 삼성이 너무 자만했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더 독해져야 한다는 취지가 전달됐다"며 "그만큼 현재의 삼성이 절박하다는 위기의식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작년에 반도체 사업에서 범용(레거시) 메모리의 부진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 지연 등으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조1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더욱이 최근 들어 영업이익 기대치는 5조원대 밑으로 낮아지는 분위기다.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TV 시장 점유율이 2023년 30.1%에서 지난해 28.3%로 하락한 것을 비롯해 스마트폰(19.7%→18.3%), D램(42.2%→41.5%) 등 주요 제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다만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비와 시설투자비는 작년에 각각 35조원과 53조6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신설한 경영진단실은 복합 위기 타개를 위해 지난 1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한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신사업팀으로 격상시키며 미래 먹거리 발굴과 대형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나섰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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